영광의 시대는 바로 지금이다 - 더 퍼스트 슬램덩크
아버지는 병으로 돌아가시고 형마저도 친구들과 낚시를 갔다가 죽게 된 송태섭. 송태섭은 북산고 농구부의 포인트 가드입니다.
그는 학교에서 돌격대장이라 불릴 만큼 에너지 넘치는 성격이었지만 형이 죽고 더 이상 함께 농구할 사람이 없어지자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는 조용히 살아갑니다. 그의 어머니 또한 사랑하는 가족을 둘이나 잃은 슬픔에 하늘로 떠나간 첫째 아들이 생각날 때면 생전에 찍었던 경기영상만 말없이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송태섭은 형의 등번호인 7번을 물려받아 학교에서 농구선수로 활약했지만 형만큼 실력을 인정받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북산고로 전학을 가게 됩니다. 가족을 둘이나 보내고 사랑도 제대로 받지 못하며 자란 송태섭은 북산 고등학교로 진학을 한 후에도 여전히 농구부 활동을 하지만 툭하면 싸움을 하는 등 사고를 치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날은 오토바이를 타다 의식을 잃고 병원에 가게 되는데, 의식이 돌아온 후 어릴 적 살았던 오키나와를 떠올리며 퇴원 후 그곳으로 떠나게 됩니다. 그곳에서 형과 함께 만들었던 비밀장소에서 형과 함께 봤던 농구잡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잡지에는 '타도 산왕'이라고 적었던 형의 글이 적혀있었고, 그 글을 본 순간 어릴 적 형이 자신감 넘치던 얼굴로 자신의 꿈을 말하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 날.
북산고 농구부인 송태섭, 정대만, 서태웅, 강백호, 채치수 이 다섯 명은 고등학교 농구에서는 최고로 인정받는 산왕공고와 시합을 하게 됩니다. 산왕공고는 이미 예전부터 알아주는 강팀으로 북산고 농구팀이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팀이어서 모두들 산왕공고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포기 따윈 모르는 이 다섯 명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하지만 결국 대회에서 탈락하게 됩니다. 그리고 고향인 오키나와로 간 송태섭은 바닷가 백사장에서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가지며 그동안 자신의 마음속에 쌓여있던 응어리를 풀면서 영화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도 감동은 영원하다
대부분의 영화나 만화를 보면 주인공이 힘든 과정을 겪으며 고군분투하다가 결국은 악당을 물리치거나 승리를 하는 것으로 끝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경우 주인공이 속해있던 북산고는 전국대회에서 패배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승리가 아닌 패배를 했기에 우리는 더 이 영화의 내용이 현실적으로 느껴지고 잔잔한 여운이 남게 되는 게 아닌 가 생각합니다.
아마도 30~40대 정도의 연령대 분들이라면 학생시절 슬램덩크 만화책을 한번 쯤은 보셨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저 또한 농구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연히 친구들이 보는 걸 보고 슬램덩크를 보게 됐는데 스토리며 그림체가 정말 몰입을 하며 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던 만화였습니다. 특히 그림체의 경우 어릴 적에도 정말 세련되게 느꼈었지만 시간이 한참이 흘러 성인이 된 지금 보아도 여전히 세련되고 멋져 보입니다. 다만 원작인 만화와는 달리 영화에서는 강백호가 아닌 송태섭이 주인공으로 나와 만화에는 없던 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보여줍니다.
이 영화에 우리가 빠져드는 이유는 어떤 힘든 환경에 처하더라도 결코 굴하지않고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많은 울림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강백호가 감독에게 당신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냐고 물어본 뒤 자신의 영광의 시대는 바로 지금이라고 대답하는 장면은 어릴 적에는 그냥 멋있는 말이구나 정도의 느낌이었다면, 어른이 된 지금은 나 자신에게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말로 바뀌었습니다.
나에게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의 영광의 순간이라는 강백호의 말은, 어릴 적 많은 꿈을 가졌었던 우리가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고 가정을 가지게 되면서 어느 순간 잊고 있었던 그 어릴 적 꿈들을 되살아나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릴 적에는 어른이 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한한 기회가 자신의 앞에 펼쳐져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어느 순간 어른이 되면서 꿈보다는 현실이 우선순위에 있게 되고 차츰 자신의 영광의 순간은 과거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나의 영광은 순간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요.
농구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라도 이 영화를 즐기시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녀들이랑 보기에도 좋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마지막으로 슬램덩크에 나오는 명대사들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송태섭
"키만으로 농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나라면 언제든지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나?"
강백호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나는... 난 바로 지금이라구요!"
"물론! 난 천재니까"
"왼손은 거들 뿐"
"천재란 99%의 재능과 1%의 노력"
정대만
"그래, 난 정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안 선생님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합종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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